마음쉼터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숨돌 Soomdol 2023. 3. 2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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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밥 먹어. 밥 먹고 씻을래?"

 

반찬을 담다가 문득 아들 깨울 생각에 소리쳐 볼러 봅니다.

 

"아들~ 밥 먹어~."
"얼른 나와~."

 

잠시 잊었습니다. 아니 잊고 싶었습니다.
아직도 아들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눈물이 하염없이 흐릅니다.
깨끗하게 정리된 빈 방에 들어가 봅니다.
아들의 호르몬 냄새가 이제 희미하게 남았습니다.

 

그리운 아들. 이제 너를 보내마.

 

아직 너를 보내지 못했구나.
잘 사는 너의 모습 한 번 더 그려본다.
꿈을 이루고 열심히 살아가는 너의 모습을 한 번 더 그려본다.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주마등처럼 그려지는구나.

그립다. 아들아~.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고 있어. 
아들을 내 가슴에 묻는다.
내일의 태양이 아무리 밝아도 그리움보다 밝지는 않다.
절대로 잊지는 못하겠지만 너를 위해서
이제는 널 보내마. 널 보내주마.
꼭 다시 만나자. 안녕.

 

루시드 드림

 

엄마 아빠 많이 보고 싶었어요.
갑자기 이렇게 되어서 진짜 당황했어요.
이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어요.
괜찮아요.
그동안 속 썩여드려서 죄송해요.
엄마 아빠도 이제 마음이 편해지시면 좋겠어요.
가끔씩 기억해 주시고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여기 와서 보니 제가 엄마 아빠를 선택했네요.
저의 선택이었어요.
그렇니 괜찮아요.
짧은 생을 통해서 아픔보다는 큰 배움이 있었어요.
큰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었어요.

기다릴게요. 최대한 천천히 오세요. 약속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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