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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노신사의 명함

숨돌 Soomdol 2023. 3. 13.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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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공한 사람

 

인사를 나누며 명함을 주고받는 일은 흔한 일입니다. 한 번은 어떤 노신사와 인사를 나누며 명함을 주고받았는데 이름과 전화번호 말고도 앞 뒷장이 빽빽하게 적혀 있는 명함을 받고 절대 까먹지 않는 기억 중의 하나가 되어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누구인지 알 만 한 직함을 댈 수는 없지만 예를 들자면, 어디 공동 대표, 어디 상임이사, 어디 감사, 어디 회장, 어디 회원, 어디 총무, 알만한 클럽 회원, 대부분 한자로 적혀 있고, 종교에 관한 직함이 하나 더 있는 굉장한 명함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나 성공한 사람이야~ 한 때 잘 나갔던 사람이야~ 함부로 대하지 마!"라고 명함에 쓰여 있는 것 같았습니다. 상상이 가시죠?

 

그런데 수입이 들어오는 곳은 잘 모르겠고 대부분 돈을 써야 대우받는 자리인 것 같았습니다. 초면에 더는 물어볼 수도 없고 그렇고 말았습니다. 사람은 특히 나이 들수록 어딘가에 소속이 되어 있다는 것에 위안을 갖습니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괭장히 열심히 활동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나'라는 존재의 증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잘 살았다." 위로와 칭찬의 말 한마디가 필요한 것입니다. 외롭기 때문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입니까? 당신은 누구입니까? 누구누구의 딸 또는 아들, 누구누구의 엄마 또는 아빠, 누구누구의 할머니 또는 할아버지, 직장의 직위와 업적, 사업과 장사로 모은 큰 재산과 따라오는 명예, 각종 모임의 구성원 등 그 밖에도 전부를 합쳐서 그것이 '나'입니까? 정말 나라고 말하는 것이 맞습니까? 노신사의 명함에 적힌 직함이 나의 전부라면 더 이상 직함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나는 누구입니까? 

 

각자 이름이 '나'입니까? 그 이름은 태어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사 후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의 유전자를 남겨서 대를 잇는 것이 내가 영원히 살아 있는 방법이라고 말하지만, 유전자가 살아남는 것이지 나의 부모가 내가 아닌 것처럼 내가 자식과 한 몸은 아니니 완전한 대답은 아닌 것입니다. 

 

정답은 우리 인간이 '창조주'와 '하나'입니다. 완전한 상태에서 떨어져 나온 물방울이 '나'이고 언젠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창조주와 나를 연결시켜 주는 매개체가 '참나'입니다. '참나'는 '신'과 연결되어 있으면서 내가 깨달음을 얻어서 완전한 사랑과 일치하기를 원합니다. 내가 그 일치를 거부하면 계속해서 물방물이 되어 떠 올라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신과 연결할까요? 정답은 '명상'입니다. 명상은 내면으로의 여행입니다. 내 안에 신이 존재하고 나는 그 신과 만나는 것입니다. 신과 내가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존재 안에서 신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는 말이 있지만 '나'라는 존재가 처음부터 없으면 돌아간다는 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냥 존재한다."입니다. 참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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